350채 이상 굴리는 월가 펀드는 이제 기존 주택을 못 산다 — 7월 11일 서명 없이 법이 된 '21세기 ROAD 주택법(H.R. 6644)': 2027년 1월 7일 발효, 위반 시 $100만 또는 매입가 3배… 그런데 뉴욕은 이미 '10채·$3,000만·90일 대기' 주법이 1년째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11일, 미국 주택시장에서 36년 만에 가장 큰 연방 주택법이 대통령 서명 없이 조용히 법이 됐다. 21세기 ROAD 주택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 H.R. 6644). 6월 22일 상원 85 대 5, 이튿날 하원 358 대 32라는 압도적 표차로 통과한 뒤 6월 29일 백악관에 송부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이 정한 10일(일요일 제외) 안에 서명도 거부권 행사도 하지 않으면서 자동 발효됐다. 1990년 전국저렴주택법(National Affordable Housing Act)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12개 타이틀, 60여 개 법안을 묶은 방대한 법이지만 한인 바이어·셀러가 알아야 할 핵심은 타이틀 10, 제1001조 "집은 기업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것(Homes Are for People, Not Corporations)"이다. 350채 이상의 단독·2가구 주택을 지배하는 대형 기관투자자(Large Institutional Investor, LII)는 앞으로 기존 주택을 새로 사들일 수 없다. 위반 시 벌금은 건당 $100만 또는 매입가의 3배 중 큰 쪽이다. 발효는 제정 180일 뒤인 2027년 1월 7일. 그런데 뉴욕에는 이미 이보다 훨씬 문턱이 낮은 주법이 2025년 7월 1일부터 돌아가고 있다. 두 법이 어떻게 겹치고, 오픈하우스에서 현금 투자자와 경쟁하던 한인 바이어에게 무엇이 달라지는지 정리했다.
1월 20일 행정명령에서 7월 11일 법률까지
출발점은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376호 "월스트리트가 메인스트리트 홈바이어와 경쟁하지 못하게(Stopping Wall Street from Competing with Main Street Homebuyers)"였다. 대형 기관투자자가 "가족이 살 수 있었을 집"을 사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행정부 정책이라고 선언하고, 재무부에 '대형 기관투자자'와 '단독주택'의 정의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법무부(DOJ)와 연방거래위원회(FTC)에는 지역 단독주택 시장에서 기관 매입이 반경쟁적 효과를 내는지 조사하라고 했다. 다만 행정명령은 연방 지원을 끊는 수준이었지, 매입 자체를 금지하지는 못했다.
의회가 그 빈틈을 채웠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ROAD to Housing Act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Housing for the 21st Century Act가 합쳐졌고, 하원 수정안 단계에서 기관투자자 매입 금지 조항이 들어갔다. 초안에 있던 7년 내 강제 매각(Divestment) 조항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2026년 6월 24일 대통령이 SAVE America Act 처리를 이유로 서명식을 미뤘지만, 결과적으로 서명 없이도 법이 됐다.
누가 '대형 기관투자자'인가 — 350채, 그리고 25% 지분
법이 정한 LII는 두 조건을 모두 갖춘 영리 법인이다. 첫째, 단독주택에 투자·소유·임대·관리하는 사업을 전부 또는 일부 영위할 것. 둘째, 단독 또는 다른 법인과 공동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350채 이상의 단독주택에 투자 지배권(Investment Control)을 가질 것.
'투자 지배권'의 범위가 넓다. 집을 직접 소유한 경우는 물론, 투자·관리 결정에 1차 권한이나 수탁 책임이 있는 경우, 소유 법인의 제너럴 파트너(GP)나 매니징 멤버인 경우, 투자 매니저·어드바이저인 경우, 소유 법인 지분의 25% 초과를 가진 경우(수동적 투자자 제외)가 모두 포함된다. LLC를 350개로 쪼개 5채씩 담아도 GP가 같으면 한 덩어리로 본다는 뜻이다.
'단독주택(Single-Family Home)'은 2가구 이하 주거용 구조물이고 제조주택(Manufactured Home)은 제외된다. 개별 필지로 나뉜 타운하우스는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로펌들의 해석이다. '매입(Purchase)'에는 일반 매매뿐 아니라 합병·인수·건설·차압(Foreclosure)·일괄매입까지 현금 대가 유무와 관계없이 들어간다.
여전히 살 수 있는 경우 — 11가지 예외
금지가 절대적이지는 않다. 법이 열어둔 예외를 알아야 실제 시장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신축 임대(Build-to-Rent, BTR) 단지는 예외다. 새로 지은 단독주택을 임대용으로 매입·관리하는 것은 임대 전용 단지든 자가·임대 혼합 단지든 허용된다. 신축·리노베이션·임대전환 물건을 판매 목적으로 사는 것도 된다(판매 대기 중 임대는 불가). 리노베이트 투 렌트(Renovate-to-Rent)는 지역 건축법의 구조·핵심 설비 기준에 미달하는 집을 사서 매입가의 15% 이상을 들여 대수선하는 조건이다.
렌트 투 오운(Rent-to-Own) 홈오너십 프로그램은 네 가지 조건이 붙는다. 렌트와 수수료가 같은 투자자의 유사 주택 수준을 넘지 않을 것, 계약이 부동산 담보 소비자 신용거래로 취급될 것(즉 기존 소비자금융법이 적용된다), 세입자가 원하면 렌트 납부 기록을 신용평가사에 보고할 것, 투자자가 가격 할인 등 "의미 있는 재정 지원(Meaningful Financial Support)"을 제공할 것. 이보다 느슨한 '홈오너십 촉진 프로그램'은 신용 보고, 세입자에게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과 30일 '퍼스트 룩(First Look)' 기간 부여가 조건이다.
그 밖에 채권 회수를 위한 취득, 렌더·서비서가 차압·대물변제(Deed-in-Lieu)로 취득하는 손실완화(Loss Mitigation) 목적의 취득(장기 투자 전략이 아닌 경우), 다른 LII가 법 제정 전부터 소유했거나 적법하게 산 집을 매입하는 것, 발효 후 2년 안에 비대상 투자자에게서 사는 과도기 매입, 55세 이상 시니어 주택 프로젝트가 예외다. 법 제정 이전 소유 주택의 지배구조 개편도 금지 대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급 적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보유한 포트폴리오는 팔 필요가 없다.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 같은 대형 임대회사가 보유한 8만 채는 그대로 남는다. 바뀌는 것은 '앞으로의 추가 매입'뿐이다.
HUD 신고와 벌금 — 12월 31일마다
LII는 법 제정 180일 이내, 이후 매년 12월 31일까지 주택도시개발부(HUD)에 자신이 LII임을 확인하고 지배하는 단독주택 수를 시·주별로 신고해야 한다(한 도시에 10채 이하면 그 도시는 생략 가능). HUD는 시장 교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행규칙을 만들 권한을 받았다. 벌금 건당 $100만 또는 매입가의 3배는 HUD의 홈오너십 확대 사업 재원으로 들어간다. 또 HUD 안에 기관투자자 소유 주택 세입자를 위한 임차인 지원 창구(Renter Outreach Resource)가 생긴다. 법은 발효일로부터 15년 뒤 일몰한다.
뉴욕은 이미 1년 넘게 시행 중 — '10채·$3,000만·90일'
뉴욕 주택 소유자에게 이 연방법은 '두 번째 장벽'이다. 첫 번째는 2025년 회계연도 예산안(A3009-C)에 담겨 2025년 7월 1일 시행된 뉴욕주의 90일 대기 규정이다.
뉴욕 법의 대상은 연방법보다 훨씬 넓다. 단독·2가구 주택을 10채 이상 보유하면서 $3,000만 이상의 자산을 수탁 관리하는 법인이면 '대상 법인(Covered Entity)'이다. 350채가 아니라 10채다. 대상 법인은 1~2가구 주택이 공개 시장에 90일 이상 리스팅된 뒤에야 오퍼를 낼 수 있다. 리스팅 가격이 바뀌면 90일은 처음부터 다시 센다. 위반 시 벌금은 건당 $25만, 필수 고지를 빠뜨리면 $1만이다. 비영리단체, 랜드뱅크, 커뮤니티 랜드 트러스트, 차압 매각은 제외된다.
세제 불이익도 같이 들어갔다. 대상 법인은 뉴욕주 세금 계산에서 단독·2가구 주택의 감가상각(Depreciation) 공제와 이자 비용 공제를 받지 못한다. 여기에 리즈 크루거(Liz Krueger) 상원의원이 발의한 헤지펀드 뉴욕 주택 통제 종식법(End Hedge Fund Control of New York Homes Act, S.9096/A.8829)은 $5,000만 이상 운용 펀드가 1~4가구 주택을 살 때 시가의 50%를 세금으로 물리고, 보유분을 매년 10%씩 줄이지 않으면 채당 $5만을 과세하는 내용이다. 올해 회기에서도 통과되지 못했지만 매년 다시 올라온다.
뉴저지는 아직 이런 주법이 없다. 뉴저지 한인 밀집 지역의 1~2가구 주택 매입은 2027년 1월 7일 연방법 발효 전까지는 기존과 같다.
바이어에게 실제로 달라지는 것
오픈하우스에서 "현금 오퍼가 들어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현금이 누구 돈인지가 이제 법적 문제가 됐다. 뉴욕에서는 리스팅 90일 이전에 들어온 오퍼가 대상 법인의 것이면 그 오퍼 자체가 위법이다. 셀러 측 에이전트는 오퍼를 받을 때 매수인이 대상 법인인지 확인해야 하고, 바이어 측은 경쟁 오퍼가 의심스러우면 이를 문제 삼을 수 있다. 계약서에 "매수인은 뉴욕 부동산법상 대상 법인이 아님을 진술한다"는 표명 조항(Representation)을 넣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연방법은 2027년 1월 7일부터다. 그 전까지 LII의 기존 주택 매입은 연방 차원에서는 여전히 합법이고, 발효 직전 '막차 매입'이 몰릴 가능성을 업계는 예상한다. 발효 뒤에도 신축 BTR과 리노베이트 투 렌트는 열려 있으므로, 대형 투자자의 관심은 기존 중고 주택에서 신축 단지와 대수선 물건으로 옮겨갈 것이다. 오래된 픽서어퍼(Fixer-Upper)를 노리는 한인 바이어라면 15% 대수선 조건을 채우는 투자자와의 경쟁은 오히려 남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셀러 입장은 반대다. 기관 현금 오퍼는 감정평가 조건(Appraisal Contingency)이나 융자 조건 없이 빨리 닫히는 장점이 있었다. 대상 법인의 오퍼를 받으려면 뉴욕에서는 리스팅 90일을 채워야 하고, 연방법 발효 뒤에는 350채 이상 투자자에게 기존 주택을 파는 것 자체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불가능해진다. 물건을 빨리 정리해야 하는 상속 주택 셀러라면 이 점을 가격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
같은 법에 들어 있는 바이어 우대 조항 3가지
제1001조에 가려졌지만 한인 바이어가 바로 쓸 수 있는 조항이 더 있다. 제105조는 FHA가 $10만 미만 소액 모기지(Small-Dollar Mortgage) 파일럿을 4년간 운영하도록 했다. 제704조 감정평가 현대화(Appraisal Modernization)는 FHA·VA·USDA·FHFA 보증 융자에서 바이어가 감정가 재검토(Reconsideration of Value)나 2차 감정을 요구할 때 렌더가 정해진 절차로 처리하도록 의무화했다. 감정가가 계약가에 못 미쳐 '갭'을 현금으로 메우던 바이어에게 공식 이의 경로가 생긴 것이다. 제601조는 모기지 신청서(URLA)에 군 복무 여부를 묻고 VA 융자 자격 가능성을 고지하도록 했다. 한인 2세 재향군인 가정이 VA 융자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체크리스트
첫째, 뉴욕에서 1~2가구 주택을 팔 때 리스팅 90일 이전에 들어온 법인 오퍼는 매수인이 대상 법인인지 반드시 확인하라. 둘째, 가격을 조정하면 90일 카운트가 리셋된다는 점을 가격 전략에 넣어라. 셋째, LLC 명의로 투자용 주택을 여러 채 사 모으는 한인 투자자라면 10채·$3,000만 기준(뉴욕)과 350채 기준(연방), 그리고 GP·25% 지분 귀속 규정을 변호사와 점검하라. 넷째, 2027년 1월 7일 연방법 발효 전후로 기관 매입이 신축·대수선 물건에 집중될 것을 감안해 매물 전략을 세워라. 다섯째, FHA·VA 융자 바이어는 감정가가 낮게 나오면 새로 의무화된 재검토 절차를 요구하라.
법은 이미 살아 있고, HUD 시행규칙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규칙이 나오는 대로 예외 조항의 실제 적용 범위, 특히 '의미 있는 재정 지원'의 기준과 신고 양식을 다시 정리해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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